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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오지 드라이브 여행

작성자: 강원네이처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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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오지 드라이브 여행 (태원준 작가)

강원네이처로드 5코스


 일상에선 편하고 아늑한 공간을 선호하다가도 여행을 떠나는 순간 거칠고 험한 자연을 탐닉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그래서 길 위에 서면 우리는 탐험가가 되고 몽상가가 된다. ‘오지’라는 단어를 듣고 불편함보단 호기심이 먼저 드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강원 네이처로드 5코스는 모든 코스를 통틀어 가장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을 내어주는 길이다. 강원도 내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정선과 태백의 깊은 산길을 지나 기암이 즐비한 협곡을 휘감아 돈 뒤 삼척의 푸른 바다에서 여정을 마무리하는 총 189킬로미터의 구간이다. 라이딩의 성지가 된 구불구불 고갯길에선 다채로운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코스 내내 등장하는 탄광 역사의 현장은 아련한 향수를 일으킨다. 태백산맥의 모산이자 민족의 영산으로 꼽히는 태백산 등정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줄 것이다. 무엇보다 설경으로 유명한 태백산이 코스의 중심을 잡아주는 만큼 기왕이면 겨울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가는 모두를 탐험가로 만드는 길, 강원 네이처로드 5코스를 누벼보자.




정선아리랑시장부터 삼탄아트마인까지 (약 40킬로미터)

 5코스의 출발을 알리는 명소는 정선의 자랑 정선아리랑시장이다. 55년의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대표 시장으로 강원도의 삶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장소다. 향토 음식인 콧등치기 국수와 메밀전병은 물론 강원도의 특산물이 훈훈한 인심을 가진 상인들 사이에서 주인을 기다린다. 5일장이 열리는 2일과 7일엔 시장의 규모도 커지고 각종 전통 공연이 열리니 날짜를 맞추면 금상첨화다. 시장과 지척인 정선 아라리촌과 병방치 스카이워크도 충분한 만족을 안겨주는 여행지다. 

 정선 시내를 관통해 화암면으로 여정을 이어가면 기묘한 모습의 문치재가 얼굴을 내민다. 북동마을로 이어지는 이 열두 굽이 고갯길은 보는 즉시 감탄이 터져 나오는, 마치 뱀처럼 꿈틀거리는 도로다. ‘롱보드(스케이트보드의 일종) 다운힐’ 세계대회가 개최되었을 정도로 스릴 넘치는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길이니 그냥 지나치면 남는 건 후회뿐이다.

 문치재 부근의 오산교에서부터 백전교까지 이어지는 20킬로미터 남짓의 지방도는 5코스가 준비한 ‘굿 드라이브 코스’ 중 핵심이 되는 구간이다. 소금강 물길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달리면 화암팔경의 절경을 차례차례 음미할 수 있다. 동굴 테마파크라 불러도 무방한 화암동굴이 첫 주자다. 천연기념물 557호에 빛나는 귀중한 자연유산으로 모노레일을 타고 입구에 도착하면 총 길이가 1.8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 동굴이 기다린다. 한 시간 이상 탐사를 이어가야 하지만 옛 금광에 대한 전시물과 동화테마 구간 등 다양한 볼거리가 이어져 지루할 틈은 없다. 갑작스레 나타나는 360도 미디어아트는 황홀함 그 자체. 마지막엔 웅장한 규모의 석회석 천연동굴이 등장해 화룡점정을 찍는다. 동굴로 끝이 아니다. 바위 계곡이 시야를 가득 채우는 소금강 전망대와 암석을 깎아 세운 아찔한 몰운대 절벽은 으뜸으로 꼽히는 전망 포인트다. 겨울이면 눈까지 뒤덮여 더욱 극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백전교를 찍고 조금만 더 남쪽으로 이동하면 대한민국 예술광산 1호 삼탄아트마인이 잠시 휴식을 권한다. 고 김민석 관장이 35년간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수천 여점의 예술품이 폐광 안에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어 은은한 감동을 전한다. 옛 탄광의 흔적도 남겨놓아 잠시 향수에 빠지게 만드는 마법도 부리는 곳이다. 


   


* 강원 네이처로드 5코스 깊은산 드라이브길 정선-태백 패스

- 5코스를 내달리는 동안 차례로 나타나는 여행 명소를 커버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 패스다. (대인 기준 23,900원) 앞서 언급된 정선의 병방치 스카이워크, 화암동굴(모노레일 포함), 삼탄아트마인을 비롯해 태백의 365세이프타운, 고생대자연박물관, 몽토랑산양목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여섯 곳의 입장료만 해도 5만 원에 가까우니 5코스를 이틀 이상 여행할 계획이라면 구입하는 게 남는 장사다. 커버 가능한 모든 여행지가 아이들에게 훨씬 더 인기가 좋기 때문에 겨울 방학을 맞아 강원도를 정선과 태백을 방문한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더욱 빛을 발하는 패스다. 일부 카페에서 음료 할인까지 받을 수 있으니 구매를 망설일 필요 없다.






만항재 드라이브와 태백산 등반 (약 33킬로미터)

 정선과 영월, 태백의 경계에 위치한 만항재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라이딩의 천국이다. 동시에 국내에서 가장 높은 자동차도로가 통과하는 곳이다.(해발 1,330미터) 자동차 동호회에선 이미 국내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어 사시사철 하루 종일 드라이브의 쾌감을 즐기려는 운전자들이 줄을 잇는다. 신차의 코너링과 성능점검을 위해 오기도 할 정도다. 주변 풍광도 모두를 흥분시킨다. 여름엔 대규모 야생화 군락지에서 꽃길을 걸을 수 있고 겨울엔 소나무 숲에 쌓인 눈꽃을 품을 수 있다. 정상엔 작은 휴게소도 있으니 라면 한 그릇 뚝딱하고 떠나면 완벽하다.

 

 

 

 만항재를 통과하며 정선은 작별인사를, 태백은 환영인사를 건넨다. 태백에 들어서자마자 여행자를 한껏 껴안아 주는 주인공은 감개무량하게도 태백산 국립공원이다. 다소 품을 들이더라도 순백의 설경을 눈에 꼭꼭 담으며 천제단까지 오르는 것을 적극 권한다. 서쪽의 유일사탐방센터와 동쪽의 당골탐방센터 어느 곳에서 출발해도 무방하다. 천제단과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이 1,500미터 대임에도 두 시간 안팎이면 정상을 찍을 수 있다. 태백시의 평균 고도가 이미 해발 900미터가 넘는 덕이다. 당골탐방센터를 기준으로 돌탑의 향연이 이어지는 문수봉(1,517미터)을 넘어 태백산하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주목 군락을(주목을 보기 위해 태백산을 찾는 이가 있을 정도다.) 지나면 하늘에 맞닿은 신성한 천제단을 마주할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천제단이자 초기 한반도 시대부터 천제를 지내던 제단이다. 삼국사기에 그 기록이 남겨져 있을 정도. 지금도 매년 개천절마다 제사를 받든다. 그를 증명하듯 천제단 내인 단군을 의미하는 ‘한배검’이 모셔져 있다. 이곳에서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해보자. 단군 할아버지께서 반드시 들어주실 것이다. 천제단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최고봉인 장군봉(1,567미터)이 있으니 정상 인증샷도 빼놓지 말자.





구문소에서 태양의 후예 촬영지까지 (약 16킬로미터)

 태백산 주변으론 태백시의 관광 자원이 줄줄이 고개를 내민다. 드라이브의 즐거움보단 여행의 흥미가 훨씬 진한 구간이다. 각 여행지의 주제와 특징이 각기 달라 골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탄생을 순간을 가늠하기조차 힘든 구문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을 가로지르는 강이다. 강원고생대 국가지질공원의 하이라이트로 수억 년 전, 고생대로 그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물길이 암석을 꿰뚫고 흘러가는 모습은 봐도 봐도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다. 구문소 건너편의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에 들어서면 한반도 지질학 역사의 흐름을 단번에 훑을 수 있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라면 방문 필수다.

 사실 아이들이 더 열광할 만한 곳은 365세이프타운이다. 안전을 주제로 재해 예방 체험과 교육이 이루어지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공익 목적의 테마파크다. 자유이용권을 구입하면(정선-태백 패스로 커버 가능) 십 수 가지 체험이 가능한 가운데 산불체험, 설해체험, 지진체험 등은 단연 인기가 좋다. 대부분의 체험엔 3D 혹은 4D 영상까지 포함되어 있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삼척으로 나가는 길엔 석탄과 탄광을 주제로 한 스폿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태백 석탄산업의 역사를 총망라한 태백석탄박물관, 옛 광부들의 삶을 재현해 놓은 태백체험공원, 탄광촌의 모습을 복원해 영화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철암탄광역사촌 중 어디로 향하든 탄광 산업의 흥망성쇠를 확인할 수 있다.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최고 시청률 38.8%를 찍은 전설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가 제법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드라마 촬영에 동원되었던 탱크와 헬기, 막사와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어 이제는 세계적 대세가 된 K-드라마의 현장을 기록하기에 완벽한 곳이다.



 

태백을 지나 BTS의 성지를 향해 (약 75킬로미터)

 태백을 벗어나 삼척에 입성하면 동활계곡 드라이브길이 다시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일깨워준다. 차 안에선 그 끝이 보이지 않는 높디높은 바위산 사이를 내달리는 내내 꾸역꾸역 끝도 없이 감탄사가 튀어나온다. 어느 것 하나 평범하지 않은 기암과 괴석이 차 창 양옆으로 쏟아지는 수준이다. 굽이치는 계곡물과 빼어난 숲의 조화까지 눈과 마음에 쓸어담다보면 이 구간만큼은 입장료를 받아도 할 말이 없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동활2교에서 동활4교 사이의 경치가 가장 수려하다. 

 동활계곡을 지나 동쭉으로 쭉쭉 30킬로미터 가량을 치고 나가면 마침내 동해 바다가 사이드 미러에 들어온다. 오지 산길 드라이브를 무사히 마친 뒤에 주어지는 보너스다.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겨울의 삼척 바다를 오른쪽에 끼고 북북서로 진로를 돌리면 이제는 K팝 그룹이 아닌 세계적 슈퍼스타로 반짝이는 BTS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가 마음을 들뜨게 한다. BTS 멤버 슈가가 극찬한 초곡용굴촛대바위길과 빌보드차트 10주 연속 1위에 빛나는 넘버 ‘Butter’의 재킷을 촬영한 맹방해수욕장은 ‘아미’들에겐 성지나 마찬가지다. 

 코스 막판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옥빛 바다가 여행 세포에 다시금 숨을 불어넣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다. 5코스의 종점에서 시작되는 6코스의 이름이 ‘바다 드라이브길’이기 때문이다. 넘실대는 동해 바다의 매력을 확인하는 일은 6코스에게 양보하도록 하자.





 


 

글/사진: 여행작가 태원준

제작 지원: 한국관광개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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